나향욱이 개돼지와 신분제 공고화를 주장한 이유. 떡밥을 바라보는 매의 눈빛

[속보]교육부, “민중은 개돼지” 나향욱 정책기획관 ‘파면’ 결정 (경향신문)


"대중(혹은 민중)은 개돼지다…" 라는 말은 원래 영화 <내부자들>에서 대중의 도덕적 감시 능력에 대해 언급하는 대사에서 말이다. 여기서 대중은 보통 소시민으로 통칭되는 소득·학력·지위 등이 중상위권 이하인 계층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작중 대사에서 대중은 사회적·도덕적 감시의 주체라는 점을 보면 대중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기업인 등도 포함된다. 정확하게 보자면 대중 대신 여론을 썼다면 더 알맞은 표현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맥락만 잘 파악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

따라서 나 기획관이 <내부자들>을 꽤 감명 깊게 봐서 민중개돼지론이 입에 착 달라 붙은 것 같은데, 막상 나 기획관이 말한 맥락을 보면 작중 대사의 진의를 제대로 이해한 것 같지는 않다. 나 기획관이 본 민중은 말 그대로 소득·학력·지위 등이 중상위권 이하인 계층이다. 출발선이 애초에 다르니까 헛된 노력을 하지 않게 그냥 신분제를 공고화시키자는 말이 덧붙여진 이유가 그렇다. 먹물스럽게 정리하자면 <내부자들>의 대중개돼지론은 언론·민주주의적인 관점이고 나 기획관의 민중개돼지론은 사회계층적인 관점이다.

그런데 근대 이후 신분제가 무너진 이유 중 하나는 신분과 능력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도 능력은 있으나 권력과 지위가 없던 부르주아 계층이 무능한 주제에 특권만 움켜쥐던 왕족과 귀족을 공격하는 식으로 전개됐다. 그래서 신분제 공고화는 능력은 없는데 특권은 놓치기 싫은 계층이 주장하게 된다. 왕권신수설, 세습제도처럼 능력과는 별개의 수단으로 권위를 만들려던 시도가 바로 그런 것들이다.




정치인이든 고위직 공무원이든 주요 능력 중 하나는 발언과 처신이다. 나 기획관의 사상이 유별난 것도 아니고 아마 아직 자리 지키고 있는 다른 인물들 중에 나 기획관이랑 사상이 비슷한 사람들은 꽤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그치들이 서민 코스프레를 하는 이유는, 가뜩이나 헬조선이니 금수저이니 하는 말들이 유행하는 식으로 좌절감이 팽배한 사회 분위기에서 공연히 대중을 적으로 돌려봐야 자기 자리만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 기획관은 그 지위에 걸맞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보면 된다. 물론 사람 앞일은 모르는 거라서 언제 다시 부활해 갑툭튀할 수 있는 게 정치판이지만 그런 가능성이 없는 국민은 하나도 없다. 가능성을 실현하느냐가 문제다.

그런 점에서 '지도 까딱하면 모가지 잘려나가는 주제에 신분제 공고화 운운'은 실리적인 측면에서 따지고 보면 '까딱하면 모가지가 잘려나가니까 불안해서 신분제 공고화 운운'을 하는 것이라 보는 것이 좋다. 오바마가 임기 동안 또래 중년들이 늙는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늙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고위직 정치인은 생각보다 안정적인 자리가 아니며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막대한 스트레스를 받게 마련이다. 기업계에서는 대기업 임원들도 그렇다. 정신건강의학과 관련 기사를 보면 대기업 고위직들의 정신과 내방율은 오히려 부하 직원들보다 더 높은 편이다. (이런 지위와 심리적 안정감 간의 괴리에 대해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서 꽤 잘 정리했다.)

사실, 역사에서 신분제가 굴러간 꼴을 보면 공고화된 신분제 사회에서는 신분이 내려가기는 쉬워도 올라가기는 어려운 편이다. 신분제 사회는 피라미드 구조일 때 가장 공고화되기 때문에, 특권을 지킬 만한 능력이 없는 고위 계층은 권력 다툼에 밀려 내려가기 십상이다. 잔반이나 몰락귀족 같은 계층이 그런 식으로 형성된 것이며 이들이 신분제 타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이유도 그런 것이다.

어찌 보면 지금 동시 진행 중인 서영교 가족채용 논란도 결국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는데, 능력이 안 되니까 혈연에 의지해서 자리를 얻는 것이다. (심지어 적당히 사리면 알아서 잊을 거라는 대화 내용조차 대중개돼지론과 똑같다) 자신의 능력에 대해 불안하기로는 지위가 높든 낮든, 소득이 많든 적든 누구나 다 마찬가지인 것이다.



한 줄 요약 : 너는 시대의 눈물을 본다(君は、刻の涙を見る)  by 기동전사 Z건담

덧글

  • 열등감 2016/07/12 16:51 # 삭제 답글

    하층민들은 왜 발악하는가?

    열등감이 있으니까......건드리면 발악하고 터지거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남들이 지랄 아무 말을 해도 무관심이거든.....지랄을 하든가 말든가....

    이 지구의 발전이라는 건 '생각치도 못한 주장'에서 발전했거든....언로를 막고 지랄하는 건 '무식'하다는 증거....과연 민중이 개나 돼지보다 나을까? 그럴까? 그래서, 지랄 자기 집마당도 아닌데 지랄하고 '사드'반대하고 지랄하고, 자기에게 단 1원도 이익이 없는데, 공항유치'하고 지랄할까? 풋...
  • 열등감 2016/07/12 16:53 # 삭제

    인간들이 지랄하고 공격하는 건 그 말한 자가 '나보다 잘 먹고, 잘 사는 넘'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졸라 '입주둥아리'가 저따구 말을 하면 아무 말도 안 할 거이다. 그치???

    인간은 누구나, 아무나 자신의 '생각'을 피로할 자유가 있다. 그걸 막는 순간 '부카니스탄'으로 가는 거다....입주둥아리들의 말만이 '금과옥조'는 아니다. 진짜로....민중은 '개나 돼지' 그 이하일 수도 있다....그 이하....아니라고 부정하고 발악하는 건 그렇기 때문이다.

    정작 '아니라면' 발악할 필요가 없거든....나처럼..
  • 열등감 2016/07/12 16:57 # 삭제

    난 생각했다.
    내가 과연, 과연 '개,돼지'보다 나은가? 뭐가?

    아니거든....개나 돼지보다 못하거든....
    소싯적에는 졸라 내가 나만이 '영웅'이고, 잘 나고, 잘 할 거 같았지만, 스발...살아보니까 졸라 겨우 한다는 지랄이 그 넘의 돈, 먹을 거...그 이상은 아니었다. 겨우.....

    나라를 구할 거 같은 기개도 없었고, 정의를 위해서 나서지도 못했고, 열심히 뭔가 이루지도 못했고, 이렇다 할 역작도 없고, 겨우 한다는 지랄은 '먹고, 싸고, 자고...' 그거였어...니김...이 지랄하려고 우리 부모가 그 고생해서 일을 하고, 아침 밥을 연탄불에 해서 먹이고, 겨울이면 내 신발 따뜻하게 부뚜막에 데피고....ㅠ.ㅠ

    난 개다.
    난 돼지다.
  • 열등감 2016/07/12 17:01 # 삭제

    어떤 씹새끼 시인이란 색히든 '연탄' 함부로 걷어 차지 말라고 해서 스타'가 되었지....그래, 연탄재도 그렇게 우대하는데, 개, 돼지를 욕하지 마라...언제 우리가 개, 돼지보다 나은 짓을 하기나 했는가?

    그래도, 연탄재 하나보다는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아?
    마음의 위로도 되고, 멍멍탕도 되고, 삼겹살이 되어 우리에게 영양분이 되지 않나???

    감히 개나 돼지를 욕하지 말자...제발..
  • 백범 2016/07/12 17:40 #

    이정도로 긴 글이면 그냥 포스팅으로 쓰시죠??? 그게 더 나을듯...
  • 액시움 2016/07/13 01:18 #

    열등감은 상류층끼리도 있고요.

    근본적으로 보면 인간이 개, 돼지보다 힘이 셀 뿐 도덕 면에서는 별로 우월할 게 없다는 논지는 동의합니다.
  • 백범 2016/07/12 18:50 # 답글

    나주사의 발언이 좀 핀트가 빗나갔을 뿐이지, 사실 아닙니까? 거부할 수 없는 사실...

    아무리 인정하기 싫어도, 아무리 밤새 열폭한다 해도... 내일 아침이면 또다시 돈 몇백만원 때문에 누군가의 종 노릇, 노예 노릇, 누군가의 개 노릇, 누군가의 돼지 노릇을 하러 가야되는 현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마음에도 없는 웃음 지어가면서 말이죠. 그게 손님 앞이건 아니면 사장 앞이건, 직장상사 앞이건 간에 말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누군가의 노예노릇, 종노릇을 해야 되고, 누군가의 하인노릇, 개노릇, 돼지노릇을 해야 됩니다. 내가 사장이거나 회장, 시장, 도지사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자영업자 라고 해도, 대리점이거나 지점이면 본사의 개, 돼지, 노예가 될 수밖에 없지요!

    거부하고 싶다고 거부할 수 있습니까? 슬프고 잔인하지만 사실은 사실입니다. 변하지 않지요.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쳐봐야 나 자신만 더 비참해질 뿐...
  • 백범 2016/07/12 19:06 # 답글

    나향욱을 자른다고 칩시다. 그런다고 현실이 바뀝니까? 돈 몇백만원 때문에 누군가의 개, 돼지가 되기 싫다면 뭐... 사표쓰고 집에서 애나 보는 수밖에요.

    나주사님 발언도 그렇고, 윤서인 만화나 최규석 만화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들도 그렇고... 그런다고 현실이 바뀌나요???

    이러니 최지룡 만화가 방송이라도 탔다가는 무슨 난리가 날 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최지룡 만화, 기왕이면 최지룡의 초기작들이 공중파를 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마광수, 장정일 등도 주류 작가로 등판되어야 하고요.

    한국은 아직 먼 것 같습니다. 미국한테 강제로 민주주의를 세뇌당한 나라, 스스로 민주주의를 쟁취해본 역사가 없는 나라가 오죽하겠느냐마는...
  • 액시움 2016/07/13 01:19 #

    어리고 이쁜 여자 연예인 따먹고 싶어하는 건 남자들의 공통적인 욕망이고, 여권주의자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그런 내적 욕망까지 변화시키진 못할 겁니다, 아마.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석에서 '연예인 따먹고 싶다! 씨팔!' 하면 징계가 들어가는 게 인간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입니다.

  • 백범 2016/07/18 05:32 #

    다 징계를 받을까요?? 글쎄올시다. 여자가 그런투로 남자 xx를 따먹고 싶다고 말하더라도 말입니다.
  • 지나가던과객 2016/07/12 21:20 # 삭제 답글

    백범말대로 현실이 그렇게 되가고 있는지도 모르죠. 그런데 명색이 공무원이 헌법에 깡그리 무시하는 얘기를 하네?
    그것도 자기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 것도 아니고, 언론인 앞에서 다시 생각해서 말해보라고 기자가 얘기했는데도 말이죠.

    그러니 그 양반이 파면된 건 자업자득임.
  • 액시움 2016/07/13 01:20 #

    뭐 하나 껀수 잡을 거 없나 눈 부릅뜨는 경향 기자들까지도 취소하라 말해줬는데 굳이 발언을 강행한 걸 보면 빼박캔트 자업자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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