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에 대한 간략한 감상 잡감상




1. 뮤지컬 영화인 줄 모르고 그냥 봤는데 처음 시작할 때 뜬금없이 대사를 노래하듯이 해서 김깜놀. 영화 끝날 때까지 익숙해지지 않더라. 진지한 장면에서도 노래하니까 영 어색해 보였음. 차라리 쌩 뮤지컬이었다면 익숙해졌겠지만... 뮤지컬은 현장감과 현실을 축약한 배경 소품들 때문에 '이것은 연극이다.'라는 느낌이 들어서 아무리 배우들이 과장된 연기를 해도 쉽게 받아들여지는데 영화는 그렇지가 않더군. SF/판타지 영화에서도 사실적인 묘사를 더 좋아하는 내 취향이 반영되기도 했겠지만. 이미 뮤지컬을 먼저 보았던 선배는 같은 노래가 또 나와서 깜놀했다더라. 뮤지컬을 그냥 통째로 영화화한 건가...


2. 레 미제라블의 원작 분량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이걸 어떻게 영화 한 편에 다 넣을지 궁금했는데 딱 필요한 장면들만 보여주고 정말 광속으로 이야기를 넘기더라. 레 미제라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인 은촛대 장면이 정신 차리고 보니까 순식간에 끝나 있었음.


3. 처음에 죄수들이 거대한 배를 끌어당기는 모습이 꽤 큰 스케일로 나와서 '레 미제라블을 스펙타클 영화로 만들었나?;' 했는데 중간부터 진짜 뮤지컬마냥 비좁아터진 거리 배경만 나와서 급실망.


4. 에포닌 비중이 좀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컸음. 물론 이 작품이 제목에 충실하게(...) 비극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인생의 승리자 코제트가 부각되기는 좀 힘들었겠지만.


5. 딸내미 방에 장발장이 짐승남 패션으로 난입한 것에 순간적으로 키잡의 위험을 감지했던 건 역시 나만이 아니었던 듯. 같이 본 사람들도 다들 그 생각했다고. 과연 현 세대는 타락한 건가.


6. 그 와중에 코제트 어린 시절에 하앜대던 페도 후배 색히 ㅅㅂ


7.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은 참 좋더라.


8. 테나르디에 부부는 이 현시창 극에서도 끝까지 깨알.


9. 자베르가 얀데레라는 것에도 역시 동감하는 사람이 많더라. 다만 자베르가 왜 그렇게 얀데레가 된 건지 설명할 듯 말 듯하다가 결국 안 하고 끝내버린 건 좀 아쉬웠음. 팡틴이 입원한 병원에서 장발장과 자베르가 대결할 때 언급되다 말았는데, 원작 안 읽어본 사람은 자베르가 왜 저렇게 준법 덕후(...)가 됐고 왜 마지막에 자살했는지 잘 이해가 안 됐을지도.


10. 이 영화 보고 이번 대선이 떠올라 자괴감 느꼈다는 사람들이 잘 이해 안 됨. 70~80년대였다면 모를까, 명백히 민주화된 사회에서 뭔 소리인지. 지난 정권도 독재와는 거리가 멀었고, 앞으로 나올 정권도 독재를 한다는 보장은 없고 오히려 지난 정권보다 권위적인 정치 하기에는 어려운 장벽들만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하기야 어느 포스팅 말마따나 갖다붙이기에는 좋은 영화이니 아직도 혁명가 코스프레를 꿈꾸는 미래의 꿈나무들에게는 자기동일시하기 좋기는 했을 듯.

덧글

  • 남선북마 2012/12/31 20:19 # 답글

    그래도 명색이 영화인데.. 좀 스펙타클한 장면이 부족해서 아쉬웠습니다.. 그야말로 뮤지컬에 재현에 충실했고.. 그래서 노래는 정말 좋았네요. 그래도 평범한 일상대화까지 노래로 부르는건 끝까지 적응안되더군요.
  • 액시움 2013/01/05 14:44 #

    이렇게 모든 대사를 노래로 때우는 기법을 sung-through라고 하던가요?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정말 어색하겠더군요.;; 진지한 장면도 우스꽝스럽게 느껴지니...
  • 잠본이 2013/01/05 14:14 # 답글

    짐승남 발장씨가 키잡을 염두에 두었다가 마리우스와 삼각관계 되는걸로 했더라면 진짜 웃겼을듯 싶습니닼ㅋㅋㅋ
  • 액시움 2013/01/05 14:43 #

    이보시오. 이거 12세 관람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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